2012 East Sea, South Korea by Mee Hyun Kim
 
 

사진작가 無記 김승우
Moogy Seungwoo Kim

 

나는 인과의 굴레 속에서 나 자신을 명확히 분류해 낼 수없었다.

나의 본성을 찾는 여정에는 정의할 수 없는 많은 의문이 따랐고, 선도 악도 아닌 나의 상태에 대한 답을 찾고자 어떠한 과보도 없음을 의미하는 '무기'를 자호 삼았다.

 

'무기'는 불교에서 유래한 선, 악의 분별이 없는 것으로 성무선악설과도 맥락을 같이하는 백지와 같은 상태,

즉 선이나 악 어느쪽으로도 속하지 않는 관조적 태도로서의 '인간의 본성'을 가리킨다.

 

나는 해결되지 않는 모순의 굴레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에서 카메라를 들었다.

카메라 셔터가 시간을 절단하는 작업의 의식 (ritual)은 내 삶의 근간을 뒤지는, 어떤 의미에서는 나의 우주를 헤집는 행위로 인식된다.

찰나를 잘라내어 떨어지며 '사진'이라는 미디움 (medium)으로 나타나는 현실의 단면은,

내 안에 내재된 선/악의 근원적 모순으로부터 발원하여 내 신념체계에 끊임없이 투영되는 삶의 부산물들로서 생명을 얻는다.

나는 이 절단면들을 내 작업의 안과 밖, 그리고 또 나를 둘러싸는 우주의 인과를 포괄하는 '영'으로서 인식한다.

 

사진을 통한 나의 작업은 상충하는 두 관념의 경계에서 생겨나는 무엇들의 근원을 좇는 행위,

그리고 결과물로서 실재하게되는 선, 악으로 정의되지 못하는 모호한 절단면들의 탐구 과정, 그리고 결과에 대한 행적이다.